
“존경하는 역대 회장님, 자문위원님, 평의원님, 그리고 대한척추외과학회 회원 여러분.”
대한민국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척추외과학회에서 명예로운 제43대 회장의 중책을 맡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동시에 학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향후 저희 학회가 나아갈 신임 회장단의 비전과 경영 방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대한척추외과학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 최초로 척추외과 분야를 개척하고 선진 수술 기법을 도입하며, 대한민국 척추 의학의 기초를 닦고 학문적 발전을 선도해 왔습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척추 외과의들로 구성된 우리 학회는, 전국의 의료 현장에서 국민 척추 건강의 근간을 이루는 중추적인 역할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마주한 시대적 변화는 학회의 위상과 발전에 거센 도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산업계 전반의 급격한 혁신은 척추 수술 영역의 패러다임 전환을 압박하고 있으며, 척추 분야를 표방하는 수많은 유관 학회들과의 치열한 경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또한,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 환자들의 다양하고 높은 요구에 발맞추어, 우리 회원들의 임상 및 학술적 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강화해야 하는 엄중한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학회 운영 방식만으로는 자고 나면 바뀌는 시대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이미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든 디지털 문화와 SNS에 익숙한 환자들과 젊은 의사들은, 이러한 매체에 신속하게 적응한 타 학회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정보를 얻고 소통하며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후발 학회들은 더 큰 규모의 학술대회와 발전된 학회지를 운영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내부의 결속에만 안주하며, 외부와 단절된 과거의 전통만을 고수한다면 더 이상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 경쟁에 뒤처진 조직들이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냉혹한 현실을 수없이 목격해 왔습니다.
첫째, 산학협력 기반의 ‘AI·로봇·빅데이터 융합위원회’를 신설하겠습니다. 현재 산업 전반의 기술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AI, 로봇, 공학적 기술력을 우리 학회의 척추 수술 모델과 유기적으로 연결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고순도의 임상 증거와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첨단 기술을 찾는 기업과 의료 현장을 잇는 공식적인 소통 창구가 되겠습니다. 척추 술기의 산업화와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미래 세대의 젊은 의사들이 AI와 로봇 환경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적 기반과 학회 중심의 네트워크를 조성하여 학회 참여를 극대화하겠습니다.
둘째, 최소침습 및 내시경 수술 등 저희가 선도하는 척추 수술 분야의 기술 표준화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겠습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 최소침습 조직망(한·미·동남아 네트워크)을 가동하겠습니다. 우리 학회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표준 치료 포맷을 정립하고, 세계적인 연구 그룹인 ISSG(International Spine Study Group) 형태의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국내외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내시경 및 최소침습 분야의 학술적 주도권을 우리 학회가 확실하게 거머쥐겠습니다.
셋째, 정책적 헤드쿼터 기능과 대관(代官)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구축하겠습니다. 그동안 국가 보건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우리 학회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정기적인 정책 포럼과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겠습니다. 학회와 심평원, 보건복지부, 정관계 인사, 언론인이 함께 참여하는 상시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겠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의 보험위원회를 ‘정책본부’ 급으로 격상하여 정책 입안자들과 대등하게 소통하겠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산학협력, 정책 네트워크, 국제 학술 유닛이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학회의 운영 체계를 완전히 혁신하겠습니다. 그동안 개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해 오던 행정 업무를 조직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획위원회’를 신설·운영하겠습니다. 학술행사, 산학, 대외협력, 학술지, 보험, 정책, 회원관리의 7개 세부 분야로 나누어, 중앙 조직과 세부 연구회의 연계를 강화하겠습니다. 연간 활동 상황 보고, 5년간의 업적 평가, 그리고 마침내 ‘학회 백서’를 발간하여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완성하겠습니다.
또한 변화된 학회의 위상을 대변하고 회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학회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적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겠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여, 전 세계 누구나 찾아오고 싶어 하는 대화형 ‘21세기형 학회의 얼굴’로 변모시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는 7월부터 변경되는 규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 학회의 압도적인 규모와 단결력을 대내외에 각인시키기 위한 학술 대혁신을 단행하겠습니다. 내년 5월 춘계학술대회 하루 전날, 각 연구회와 지회의 집담회를 연계 개최하여 행사 효과를 극대화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미국의 알렉스 바카로(Alex Vaccaro), 마이클 왕(Michael Wang), 롤란도 가르시아(Rolando Garcia), 한조 킴(Han-Jo Kim) 그리고 저의 오랜 동료이자 세계적인 대가인 마이클 그레빗(Michael Grevitt)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들이 대거 참여하는 글로벌 컨퍼런스를 디자인하겠습니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우리 학회의 학문적 위상을 높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글로벌 척추외과 무대에서 대한척추외과학회의 정통성과 리더십을 확고히 다지겠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학회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염원하는 우리 모두의 뜻을 모아, 여러분의 기대에 결코 어긋나지 않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바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5월
대한척추외과학회 제43대 회장 김석우 올림




